💬 (구)사피오스 (현)책곳간 : 하는사람의 관점

2022. 4. 17.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 [공지]사피오스 리뉴얼 공지😎!

님, 안녕하세요. 사피오스 레터 에디터💬 입니다.

거두절미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저희 사피오스 레터는 좀 더 재밌고 유용한 콘텐츠로 거듭나기 위해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을 하기로 결정했답니다👀

이번 주 레터부터는「책곳간」이라는 이름으로,

기존의 딱딱한 인문학 칼럼 형식에서 벗어나, 매주 정성 들여 선정한

책과 공간에 대한 정보와 큐레이팅을 제공할 생각이에요😀!

그럼 (구)사피오스, (현)책곳간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공지 끝!

"책은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네"

작가 프란츠 카프카가 한 말이에요. 님, 님은 책장을 넘기는 순간마다 도끼처럼 내려쳐지는 책, 만난 적 있나요? 혹시 일 년에도 수만 권씩 쏟아져 나오는 책의 홍수 속에 내 취향에 맞는 책을 찾기 힘들진 않나요? 괜찮아요. 님의 취향에 맞는 책과 공간, ‘책곳간’ 이 찾아줄게요:)

책과 독서문화의 위기라는 말, 요즘 정말 많이 들리지 않나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참 속상합니다😐

이 재밌는 것, 이 좋은 것이 조금씩 쇠락해가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요.

하지만 희망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바로 '책'의 형태는 변하더라도 텍스트 콘텐츠 자체는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브런치나 리디북스, 윌라, 밀리의 서재 같은 서비스들을 필두로 말이에요.

동시에 작가가 되는 방법에도 변화가 일어났죠. 기존에는 신문사나 문예지에서 주최하는 공모에 당선되야지만 '작가'다운 작가가 됐다고 여겨졌지만, 요즘엔 그렇지 않아요.

각종 글쓰기 플랫폼이나 독립출판을 통해 명실상부한 작가✍️가 된 분들도 정말 많아졌어요. 이기주 작가님의 「언어의 온도」(독립출판)나 이슬아 작가님의 「일간 이슬아」(문학뉴스레터) 같은 콘텐츠가 대성공을 거두기도 했구요.

이제 더 이상 작가가 되기 위해 골방에서 원고지에 피를 토하듯 활자를 써내리며 신춘문예를 준비하지 않아도 됩니다(물론 똑같은 일을 노트북에 해야 하긴 하지만😂)

그런 의미에서, 오늘 책곳간에서는 내 글을 쓰고 싶어서, 내 책을 만들고 싶어 세상 어딘가에 틀어박혀 고군분투하고 있을 분들을 위한 책을 하나 방출하고자 합니다.

바로, 출간 작가이자 편집인이자 기획자이자 도서디자이너이자 출판사 임시제본소의 대표이자.... 아.. 그냥 휴먼 강민선 님의, 「하는사람의 관점」입니다.

📚 「하는사람의 관점」

✍️ 강민선

🏢 임시 제본소

💬 에세이

#일상 #작가

#1인출판 #글쓰는 사람

『하는사람의 관점』 은요..👀

작가이자 1인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강민선 님의 일상 에세이입니다. 책의 앞단에, 그러니까 '목차'와 '본문'의 사이에, 작가가 직접 사뭇 선언적인 어조로 적었듯, 이 책은 '소설도 아니지만 다큐도 아닙'니다. 작가의 기억에 기반했기에 픽션이라 할 순 없겠지만 기억이란 건 원래 제멋대로 재구성되기 마련이니까, 완전한 다큐도 아니겠지요.

그래서 작가의 기억으로 재구성된 기억은 상당히, 뭐랄까, 재밌습니다.

에디터가 책을 소개하면서 기껏 한다는 말이 '재밌다'라는 건 일면 건조하고 무성의 해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게 아닙니다. 한번 들어보세요.

표준 국어 대사전에 검색해보면, '재밌다'라는 말에는 세 가지 뜻이 있습니다.

①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

네. 아기자기해요. 이를테면 프리랜서를 위한 친구 사귀는 법(80p). 작가님은 정말 아기자기하게도, 그리고 솔직하게도, 글로 먹고사는 프리랜서가 친구 사귀는 이야기를 써줬습니다. 이 챕터는 소설과 다큐 사이의 어디 쯤에 놓여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찌 됐던 괜히 읽는 사람까지 간질간질해지는 즐거운 기분이 들게 합니다.

그래서 강민선 작가님의 친구 사귀는 법이 뭐였냐면요, 글 쓰는 사람이다 보니, 당연히 '글'입니다.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적을 만들기 위한 글이 아닌 친구를 만들기 위한 글.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글. 그렇게 완성한, 그러나 아무도 그렇게 완성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할 글(90p)' 말이에요.

② 안부를 묻는 인사말에서, 어떤 일이나 생활의 형편을 이르는 말.

"요즘 재미 좋아?" 할 때 그 #재미 입니다.

사실 글 쓰는 사람 치고, 재미 좋은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 같네요. 그리고 출판사 하는 사람 치고, 재미 좋은 사람도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근데 강민선 작가님은 두 개를 같이 하는 사람입니다. 과연 재미가 좋을까요?

이 부분은 독자, 그러니까 완전한 타인인 제가 함부로 말해서는 안되는 민감한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강민선 님은 5년 차 대차대조표(68p) 챕터에서 작가의, 또 독립출판인의 재미에 대해서 상당히 구체적인 날 것의 상태를 묘사합니다.

대차대조표란 특정시점에 현재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과 부채, 자본의 잔액을 명기한 서류입니다. 보통은 말이죠. 그러나 1인 출판사의 대차대조표란 곧 작가님 개인의 현좌표에 대한 보고이기도 합니다.

작가님이 제시한 좌표는 [ 11,755,350 원 ] 이라는 묘하게 구체적인 모종의 숫자입니다. 이 구체적인 이 숫자의 의미는 책에서 직접 찾아 읽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내 책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봐서 나쁠 건 없을 것 같아요.

ps. 참고로 업계의 시장분석이나 경영적인 인사이트와는 무관합니다. 이상.

③ 좋은 성과나 보람.

보람, 참 가슴 설레는 말입니다. 제가 보람찬 순간이 언제였는지, 이제는 기억도 잘나지 않습니다. 아, 1년 전에 관악산 연주대에 올랐을 때, 조금 보람찼던 것 같기도 하고..

각설하고, 어찌 보면 「하는사람의 관점」은 보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작가님의 의도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독립출판의 냉혹한 일면을 보여주고자 쓴 글일 수도 있겠지만, 독자인 제가 읽기에는 그렇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 그 글로 책을 만든다는 것, 그렇게 만들어진 책이 타인들에게 읽힌다는 것. 그리고, 그 일련의 과정으로 (조금 빡세게)먹고산다는 것.

그것은 참 보람찬 일인 것 같습니다. 저는 알 수 있습니다. 해본 적은 없지만, '하는 사람의 관점'을 읽어본 적은 있거든요.

그래서...📚

그래서.. 「하는사람의 관점」은 누구에게 추천할만한 책일까요? 일단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에세이의 외양을 가지고 있어서, 누구에게나 추천할만한 책입니다. 활자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요. 주소를 알려준 적도 없는데 아주 제대로 도착한 초대장(137p) 같은 책이랄까요.

그렇지만 어떤 사람이 읽었을 때 더 알차고 재밌게 읽을 수 있을지 한번 더 생각해봤습니다. 그랬을 땐..

# 남들에게 읽히기 위해 글을 쓰고 있는 사람, 혹은 그러고 싶은 사람

# 독립서점을 자주 방문하거나, 1인 출판물의 바이브vibe를 좋아하는 사람

# '책'에 대한 입체적인 관점을 가지고 싶은 사람

같이 보면 좋을 만한 콘텐츠는요.. 👀

📚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

🏢 현대문학

💬 에세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관점에서 다시 쓴 「하는 사람의 관점」 같아요.

차이가 있다면 다만, 그는 무라카미 하루키라서.. 작가 중에서도 대단히 재능 충만한 사람의 관점입니다. 따라서 저 같은 일반적인 사람과는 공감대가 없을 수 있어요. 이를테면, '야구장에서 야구를 보다가 문득 소설가가 되겠다고 생각' 해서 쓴 소설이 문학상을 받았다든지..